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

지난 29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신원식 국방부장관과 김선호 차관 및 조창래 정책실장을 ‘직무유기(職務遺棄)혐의’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접수시켰다고 한다.

고발장에는 우리 정부가 ‘독도와 관련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공식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이번 국방부 교재에는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교재에 기술된 사실조차 장관이 몰랐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고소했다.

국방부는 최근 전군에 배포한 ‘장병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세계에서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독도(獨島)를 포함하는 해서는 안될 실수가 발생했다. 더욱이 교재에는 한반도 지도가 여러 번 나오는데 독도가 표기가 누락된 채 교재로 인쇄된 것이 확인됐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부터 각성을 해야 한다. T

V언론사 뉴스화면의 세계지도와 기상예보 지도 등 사소한 약식표기에서 독도표기를 누락되는 것을 묵인해 왔다는 점이다. 향후 독도표기를 반드시 하도록 국민적 계몽이 필요하다. 지체없는 국방장관의 사과는 깔끔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독도와 관련된 교재의 기술내용은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 쿠릴열도, 독도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마치 일본의 영유권 억지주장을 인정하는 듯한 기술로 돼 있다.

1951년 8월 13일 완성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최종초안은 제2조 (a)항에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 거문도 및 울릉도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 그리고 청구권을 포기한다”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위 조항에 ‘독도’가 빠져있다는 식의 궤변(詭辯)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렇다면 3348개 섬이름을 전부 명시했어야 하는가를 일본 측에 묻고 싶다. 그야말로 섬사람의 사고적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1952년 1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은 ‘인접 해양에 대한 주권에 관한 선언(일명 평화선)’을 국무원 고시 제14호로 선포해 독도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분명히 했다. 1952년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되면서 ‘맥아더라인’이 폐지되기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어업생존권을 보호하고자 ‘평화선 즉 이승만라인’을 사전에 설정했다.

평화선 선포 이후 정부는 평화선을 침범하는 일본선박을 나포하라는 명령권을 발령했고, 독도를 포함한 평화선이 대한민국의 주권관할임을 세계에 분명하게 선포해 왔기에 새삼 일본과의 영유권 논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 있다.

1954년에는 독도에 한국령(韓國領) 표지석도 설치했고, 이런 상황에서 1965년 ‘한일기본조약’이 조인된 것이 바로 독도에 대한 공식적 합의로 끝난 얘기가 맞다.

그런 관점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는 제4장 정부 제1절 대통령 제66조 2항에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이 ‘장병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인 것처럼 기술한 것을 질책하고 즉각 시정 등 엄중히 조치할 것을 지시한 것은 국가원수 및 군통수권자로서 적시적절한 조치로 환영한다.

과거 일본의 후안무치한 행위는 6.25전쟁의 혼란을 틈타 일본어선의 독도 침범이 있었을 때 1953년부터 울릉도 주민 홍순칠을 중심으로 독도의용수비대가 경찰의 지원을 받아 독도 수비를 했다는 사실(fact)을 기반으로 이후 1996년 6월 27일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가 창설되면서 독도경비대가 정상적인 국토방위를 하고 있다.

필자가 2014년 발표한 칼럼 ‘일본 독도영유권 주장을 국방문제로 풀어야한다’를 통해 정치적 퍼포먼스(Performance)나 외교적 수사(修辭)의 말장난보다 실효지배권(Exclusive control)과 주도권(Initiative)를 잡고있는 우리 정부가 결단성있는 조치를 할 때라는 주장을 했다. 타국이 자국의 영토를 뺏고자 외교적 망발을 수십 년째 계속한다면 외교적 문제가 아니라 국방안보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헌법 제5조 2항’에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은 준수된다”라 명시된 바, 국방부에 국토수호의 의무가 부여된 관점에서 국방문제를 맡는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영토침범 도발사태를 비군사적 외교문제로 간주해 국방부가 늘 뒷짐을 지고 있는 이 문제야말로 국방부의 직무유기가 아닌가라는 공개질문을 신원식 장관에게 보낸다.

따라서 독도문제에 대한 대응안은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말고 2011년 8월 14일 독도에 해병대 주둔을 거론한 바 있었는데 바로 군사력의 실병력 배치가 가장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독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 동해제해권의 전초기지로 개발하는 군사정책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해군사관생도의 임관식을 독도에서 실시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리가 독도를 침탈당한다는 것은 이 나라가 다시 일본에 침략당하는 것임을 명심하고, 국방부의 실수를 통해 이제는 독도에 대한 ‘윤석열 독트린’이 나왔으면 한다.